여우공장




요즘 날도 더워지고 우울증도 심해지고 귀차니즘까지 생겨서 사진찍는게 귀찮아졌어요.
그런데 저는 추위엔 약하지만 더위에는 강하고 우울증은 태어날때부터 있었고 귀차니즘은
핑계일뿐이라서 사진기와 저혈당을 대비한 비타민 2개를 챙겨서 성북동으로 향했습니다.

저번에 청바지에 니트를 입고 갔다가 고생을해서 이번에는 면바지를 입고 싶었지만 집에 있는건
모두 청바지 뿐이라서 그나마 헐렁한 청바지를 입었어요. (어차피 저번처럼 끝까지 올라갈건 아니라서...)

가는길에 물도 하나 사고 나를 태워죽일듯한 햇빛을 즐기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서울성곽 입구에 도착.





카메라 설정을 하고 있는데 앞에서 커플이 내려왔어요.
왠지 힘이 빠지더군요.ㅠㅠ
"아무렴 어때 나는야 독고다이 인생이니까 상관없어."

...라고 하고싶지만 사실 부러웠습니다. 아주 많이...ㅋㅋ





이 나무는 개미들이 줄지어 다니길래 찍었는데 초점을 잘못 잡아서 개미가 안보였습니다.
그렇다고 개미하나 찍겠다고 초점을 다시 중앙으로 바꾸는것도 귀찮고 해서 그냥 포기.
후훗. 나는야 포기가 빠른 사나이~





걷다보니 두갈래 길이 나왔습니다.
"저번에는 왼쪽으로 갔으니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가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왼쪽길로 가면 만원을 줍게 될 운명인데 내가 오른쪽으로가서
만원을 못줍게 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저 노란티 아저씨가 먼저 올라가서 만원을 줍게 될테니 저는 오른쪽으로 갔습니다.(읭?? ㅋㅋ)





얼굴은 인증할수 없으니 신발 인증이라도....





저는 덥고 걸리적거리는 긴 청바지를 입고 왔는데 저사람은 시원하고 활동성좋은 반바지를 입고 왔습니다.
저도 반바지를 입고 싶지만 이상하게 군대를 졸업한뒤로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게 너무 부끄러워졌어요.ㅠㅠ





저번에 왔을때는 사진을 너무 밝게 찍어서 하늘이 하얗게 날아갔었는데 이번에는
노출보정을 언더로 해서 하늘이 파랗게 잘 나왔습니다.데헷^^





사실 이곳에 온건 사진이 목적이기도 했지만 벤치에 앉아서 피톤피치인지 뭐시깽이인지를 흡수하며
평화롭게 독서를 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아직 찍고 싶은 사진을 다 못찍어서 나중에 내려오면서
책을 읽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때는 책을 못 읽게 될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보통 풍경사진 찍을때 비비드 모드로 컨트라스트를 이빠이 아니 매우 많이 올려서 찍는데 꽃을 찍을때는
그렇게 하면 색이 뭉개져버려서 그냥 일반모드로 찍습니다.





이런 또 두갈래 길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진에는 없는 제일 오른쪽 길로 갔습니다.
맞아요. 사실은 세갈래 길어었던것이었던것이었드랬었죠.





성곽 밖으로 나가는길인데 이렇게 위에 서있으니 FPS게임을 할때가 생각났습니다.
여기서 쏘면 바로 헤드샷인데 말이죠. 우후후.





파란색 바람개비.
그런데 저거 한강에서 본거 같은데 설마 한강에서 뽑아온건 아니겠죠?





나는 저 나무가 찍고 싶었을뿐인데 저 아저씨는 혹시나 제가 자신을 찍는건 아닌가 싶었는지
경계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나마 아저씨였기에 다행이지 만약 젊은 아가씨였다면
도촬한다고 오해를 받았을지도...ㄷㄷㄷㄷ





북악하늘길...

하늘길이라는 이름은 이쁜데 북악이라는 단어가 너무 과격해서 상당히 언밸런스 합니다.
마치 "은은한 똥냄새" 이런느낌 이랄까요?





마지막으로 개미님들이 지렁이를 먹는 사진입니다.
사진 찍을때는 몰랐는데 옆에 달팽이인지 손톱인지 뭔가 요상한것이 있군요. 우후후.
뭐 어쨌든 성북동 서울성곽 산책은 이것으로 끝.

2부는 와룡공원 산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