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공장



길냥이 밥셔틀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는데
막상 밥얻어 먹는 녀석들을 제대로 본적이 없었다.
요녀석들이 수줍음쟁이라서 현관문을 열어두면 절대 안오고 문이 닫혔을때만 몰래와서 먹고 갔다.

아주 가끔씩 화분에 물주러 나갈때 잠깐 마주치거나 밤에 만나서 사진도 못찍고 얼굴도 제대로 못봤다.
그리고 요녀석들이 경계심이 많은 편이라 내가 나가면 항상 도망가버렸다.ㅠㅠ
우리집에 밥먹으로 오는 냥이들은 총 3마리고 대부분 검정 태비인데
이틀전에는 완전 귀엽고 말똥말똥하게 생긴 노랑태비가 와서 설레였었다.ㅋㅋ

사료먹을때는 안씹고 그냥 삼키는지 너무 조용해서 왔는지 안왔는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바로 오늘 오후.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점심먹고 디씨 냥갤에서 냥이들사진 눈팅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고양이 소리가 "냐옹 냐옹~" 하고 들렸다.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현관 문틈 사이로 냐옹이가 냐옹거렸다.

"이보게~ 자네가 놔둔 사료를 다 먹었다네, 오늘은 친구도 데려왔으니 어서 사료를 내놓게나.!!"
"순순히 사료를 내놓는다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것이네"

하지만 그때 하필 아부지가 계셨다.ㅠㅠ (가족들은 내가 고양이 밥주는걸 좋아하지 않음.ㅡ,.ㅡ:;)
뭐 어쨌든 냥이들 밥주고 들어오니 아니나 다를까 아부지께서
밤에만 조금씩 주라고 하셨다.

밥먹으로 오는 고양이들이 늘어나거나 이웃들이 우리집에서 고양이 밥주는걸 알면
싫어할까봐 그러시는것 같았다.




요녀석이 오늘 놀러온 주인공.
요녀석과 비슷하게 생긴 냥이가 한마리 더있었는데 생김새로 보아 둘이 형제같았다.
이녀석인지 같이온 다른녀석인지 잘 모르겠는데 얼마전에 둘중 한녀석을 밤에 본적이 있었다.
그래서 날 기억하는건지 밥달라고 냐옹거릴때 내가 쳐다보니까 고개를 "갸웃!!" 거렸다.
마치 "맞어!! 저녀석이 내 밥셔틀이야." 라고 하는 느낌이었다.ㅋㅋㅋ

한녀석은 망보고 한녀석은 밥먹길래 잽싸게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는데
렌즈가 윙~윙~거리니까 놀라서 도망갔다.ㅠㅠ
하지만 밥먹고 있던 녀석은 신경안쓰고 쿨하게 밥을 먹었다.ㅋㅋ




냥이들은 배부를때까지만 먹기때문에 항상 사료를 조금씩 남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른녀석이 와서 나머지 사료를 다 먹는다.
음...어쩌면 다른 냥이를 위한 배려일지도 모르겠다.^^

밥그릇에 고무줄을 묶어놓은건 개미들 때문이다.
예전에 울집 강쥐 밥그릇에 불개미들이 잔뜩 생긴적이 있었는데 누나가 인터넷에서 저 방법을 알아냈고
사용해보니 정말 효과가 있었다.

개미들이 고무를 싫어해서 저렇게 하면 개미가 사료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커다란 쟁반에 물을 채우고 그위에 사료그릇을 올려놓는 방법도 있다.
뭐 어쨌든 이제 밥먹으로 오는 녀석들을 알았으니 언젠가는 만져볼 기회도 올것 같다. 우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