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공장




대략 2년전부터 등산이 너무 하고 싶었는데 이것저것 핑계를 대며 미뤄오다가 지난 주말에 가까운
정릉으로 떠났다.
원래 계획은 우이동에 있는 북한산을 가려고했는데 정릉쪽이 집에선 더 가까웠고
정릉에서 우이동쪽으로 갈수 있다는걸 어디서 들은적이 있어서 그냥 무작정 고고싱~
주말이라서 등산하러 오신분들이 꽤 많았는데 청바지를 입고 온 사람은 나와 내 친구 둘뿐이었다.ㅋㅋ





안내도를 보고 대충 코스를 정했는데 칼바위쪽으로 가서 그냥 무작정 오른쪽(우이동)방향으로 가기로했다.





아주 어릴적에는 계곡에 들어갈수 있게 되어있어서 가족들하고 자주 소풍을 왔었다.
하지만 수질 오염문제로 언제부턴가 계곡은 출입금지 구역이 되었다.





대략 20~30분정도 걷다보니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예상했던것보다 경사가 꽤 심했고 청바지를 입고 와서 걸을때마다 너무 불편했다.

등산할때 청바지를 입으면 안된다는건 알았지만 반바지를 입으면 다리에 상처가 날것 같았고
그렇다고 트레이닝복을 입자니 조금 부끄럽고해서 청바지를 입었는데 차라리 반바지를 입고 올껄 하고 후회를 했다.
아주 많이....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많이.....

그리고 이 사진을 찍은곳에는 이상하게도 젊은 커플들이 많았다.
등산코스에는 아저씨,아줌마들 뿐이었는데 이 장소에만 커플들이 득실 득실...
아~ 부러우면 지는건데....ㅠㅠ





청바지 다음으로 불편했던 내 운동화.
등산화를 한개 살까 고민하다가 어차피 자주 올것도 아니고해서 그냥 안신는 운동화를 꺼내
오늘 하루 사용하고 버릴려고 했는데 하필 저 운동화가 바닥이 흐믈흐물한 거라서 걸을때마다 발바닥이 너무 아팠다.
등산코스도 순 뾰족한 돌맹이 뿐이어서 정말 너무너무 아팠다.ㅠㅠ

"아~ 이래서 사람들이 비싼 등산화를 신고 비싼 등산복을 입는구나." 하고 아주 제대로 느꼈음.





그리고 길이 너무 험해서 사진찍는것도 귀찮았고 물도 작은걸 사와서 아껴먹느라 더욱 힘들었다.
대략 이런 길이 대부분일줄 알았는데 손을 사용하지 않고는 올라가기 힘든, 경사가 심한 암벽코스가 더 많았다.
생각보다 체력저하가 심해서 후반부에 먹으려고 사온 초코바를 먹으면서 걷기 시작.





50분정도 헉헉대며 걷다보니 어느새 첫번째 봉우리에 도착.

경사가 심할수록 다리를 올리는 높이는 높아지고 청바지를 입고 있어서 허벅지는 꽉 찡기고
근육에 점점 부담이 가고 물은 거의 다 떨어지고......ㅋㅋㅋㅋ

아직 갈길은 멀고.....





저기 오른쪽에 보이는곳이 우리가 가야할곳.
저기가 백운대인지 인수봉인지 이름은 잘 모르겄지만 그냥 "우리 목적지는 저기야!!" 라며 무작정 걸었다. ㅋㅋㅋ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히 지도에는 칼바위 능선에서 오른쪽이었는데 우리가 서있는곳에서 오른쪽길은 내리막길 뿐이었고
우이동은 왼쪽에 있었다.





아...이럴수가 !!
갈림길에서 반대방향으로 온것이다.
사실 갈림길에서 친구는 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오른쪽이라고 했었고
결국 나는 친구 눈치를 보며 다시 반대쪽으러 갔다.ㅋㅋ





칼바위 능선이 왜 칼바위 능선인가 했더니 바위들이 정말 칼처럼 뾰족 뾰족했다.
길도 험하고 경사도 심해서 바위에 달라 붙어서 손발 다 써가며 올라가야했다.
뭐 어쨌든 거의 정상으로 보이는곳에 도착.





여기가 강북은 강북인데 수유인지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아파트가 심하게 많다는건 알것같다.ㅋㅋㅋ





이때가 대략 2시쯤이었는데 중간정도 온것 같아서 점심을 먹기로 함.
점심은 오는길에 사온 김밥 두줄.
이때 내 물은 완전 바닥났었고 친구가 자신은 물을 많이 안먹는다며 조금 나눠주었다.(생유 베리 감솨.ㅠㅠ)
물론 가방에 이온음료수 2캔이 있었지만 우린 이걸로는 턱없이 부족할거라는 사실을 알았다.

슈퍼에서 2리터짜리 물을 사려고했을때 무겁고 물을 많이 먹지 않을것 같아서 그냥 작은걸로 샀는데
너무 후회 스러웠다.ㅠㅠ 그리고 물이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건지 깨달았다.ㅋㅋ
뭐 어쨌든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시련은 꿈에도 몰랐으니...

다음 포스팅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