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공장



가끔씩 생선이나 통닭을 먹고나면 고양이들이
쓰레기봉투를 찢어놔서 언제부턴가 고양이가 먹을만한 음식들은
따로 쓰레기봉투옆에 놔두곤 했었다.
그리고 다음날이면 언제나 고양이가 다녀간 흔적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관심이 없었때문에 그런 음식들이
고양이한테 별로 좋지 않다는걸 몰랐었다.

하지만 세달전부터 고양이가 스리슬적 좋아지기 시작했고
고양이에 대해서 이것저것 많은것을 공부했다.

뭐 어쨌든 대략 일주일전쯤에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길냥이 한마리가 저 문틈 사이로 날 쳐다보고있었다.
요즘에는 고양이가 먹을만한 음식들을 내놓은적이 없어서
집에서 고양이를 본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직접 찾아와 주시다니 너무 감사했다.ㅋㅋㅋ

하지만 집에 길냥이님이 드실건 한개도 없었고 찾아오신 손님을
그냥 보내기는 죄송스러워서 잽싸게 참치캔을 한개 꺼내들고 나갔다.




하지만 그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크게 실망을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는데
바로 옆에 있는 담벼락에서 나를 쳐다보고 계셨다.

"자네 혹시 날 찾는겐가?"

마치 이런 표정으로.....ㅋㅋㅋ

나는 잽싸게 참치캔을 물로 행궈서 기름기를 제거한다음
문앞에 두고 들어왔다.
혹시 먹는데 구경하고 있으면 불편하실까봐서...




꼬리만 구경하고 있었는데 잠시뒤 다 드셨는지
문틈 사이로 날 쳐다보셨다.

"참치 잘먹고 가네, 다음에 오면 더 맛있는걸 내놓게나!!"
"예, 드리겠습니다요."
"필요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냥이님이 가시고 참치캔을 확인해보니 구석에 있는건 못 파먹었는지
남아있길래 슥슥 긁어서 먹기좋게 해놨다.
그리고 저녁때 아까 그분인지 다른분인지 모르겠지만
어떤분이 오셔서 다 드셨다.




우리동네에 서식하는 길냥이들은 대부분 깨끗하고 몸상태가 좋다.
길냥이들 밥주는 분들이 몇분 계셔서 다들 잘먹고 사는것 같다.
내가 참치캔을 보여줬을때도 바로 알아보는걸 보니 참치도 많이 얻어먹고 다녔나보다.

뭐 어쨌든
이날 일을 계기로 나는 그동안 고민만 해오던 길냥이들 밥셔틀을 시작하게 되는데..